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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평범한 교사던 내가 재테크 세상에선 흑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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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어김없이 코인은 떡상했다. 나는 의기양양 학교에 나섰고,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꽤나 즐거운 오전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되어 우연히 열어본 계좌는 처참했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으나 끝없이 오르던 주가가 -40% 이상 급락해 있었다. 아침만 해도 40% 이상의 수익을 내던 내 계좌는 어느새 손실로 바뀌어 있었고, 차트는 미친듯이 요동쳤다. 처음 재테크 세상에 들어온 나에게 현 상황은 '공포' 그 자체였다.

 

환상이 깨지고 공포가 찾아오니 슬그머니 불안한 생각이 떠오른다. '코인은 실체가 없는 데이터 쪼가리에 불과한데, 만약 이게 그냥 뿅하고 사라져버리면 내 돈은 어떻게 되는거지?' 거듭된 상승에 환호하며 잠시 외면했던 근원적인 질문이 나를 다시 강타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의 나는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 다음 상황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것이다. 공포에 잠식된 나는 이성을 잃었고, 남은 돈이라도 건지고자 손절을 감행한다. 그렇게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200만원은 절반 가까이 사라졌다. 정말 몇 분의 짧은 시간동안 폭풍처럼 지나간 시간이었다.

난 딴 돈의 반만 가져가

순식간에 100만원을 날려먹고 허탈할 무렵, 역시 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생각과 함께 남은 100만원을 통장으로 출금했다. 역시 도박은 인생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며칠 후 비트코인은 다시 한번 상승을 거듭했고, 나는 이를 악물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며칠 후, 나는 5년 약정의 적금을 해지하러 은행 창구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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