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거림/축구

김정우, 기성용 선수의 부진, 월드컵과의 상관관계

반응형
4년마다 월드컵이 열리고나면 소위 깜짝스타가 탄생하곤 합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대표적으로 외질이 있군요.
물론 외질은 월드컵 전부터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선수였지만, 월드컵 이후에도 계속되는 활약과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 뒤에는 분명 월드컵에서의 활약이 존재할 것입니다.

                        DFB WM-Kader 2010 - Mesut Özil
DFB WM-Kader 2010 - Mesut Özil by Thomas Duchnicki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이번 2010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그중에서도 김정우와 기성용 선수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김정우 선수는 우리나라 선수들 중 가장 좋은 평가(Link)를 받았고, 기성용 선수는 아시다시피 2골을 어시스트 하며 뛰어난 킥력을 선보였습니다.


예상 밖의 부진, 왜?

그런데 요즘 조광래 감독이 김정우 선수의 부진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Link)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기사가 있기 전부터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김정우 선수의 부진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이란전에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투입 되었다가 약 20분만에 재교체 되었기 때문이죠. 부상도 아닌데 20분만에 다시 교체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에 의문을 가졌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많은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Link) 기사에서 밝히는 주된 이유는 김정우 선수의 컨디션 난조였는데요, 아무래도 4주간의 군사훈련이 선수에게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기성용 선수의 부진은 김정우 선수보다 앞서 등장했습니다. 월드컵에서의 활약과 에미리츠 컵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면서 소속팀에서도 중용될 것이라는 전반적인 예측과는 다르게, 경기에 자주 결장하거나 후반에 교체 투입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물론 셀틱에 새로 부임한 레넌 감독의 전술적 특징과 포지션 경쟁 등 여러 이유가 있었고 요즘 들어 좀 더 많은 시간을 출전하며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습니다만, 월드컵의 활약을 생각할 때 지금의 모습은 분명 예상 밖입니다.

분명 두 선수 모두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긍정적인 미래를 예측하던 의견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대조되는 현재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축구선수에게 월드컵이란?

월드컵에서 활약했음에도 힘든 상황에 처한 두 선수를 보면서 우리는 월드컵과 선수의 상관관계를 되짚어보게 됩니다. 과연 축구선수에게 월드컵은 어떤 존재일까요?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로의 이적이 줄을 이루었고, 그것을 시작으로 많은 후배 선수들도 전보다 쉽게 해외로 이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선수로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선수 등이 있습니다.

2006년 월드컵에서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는 잉글랜드와의 경기 중 같은 팀 동료인 루니를 퇴장시키며 벤치에 윙크를 보냈고, 이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공공의 적이 되었습니다. 한때 맨유로 돌아가기 싫다고 말할 정도로 사건의 파장이 심했는데 퍼거슨 감독의 설득과 믿음으로 결국 맨유로 돌아왔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 합니다.

                         Christiano Ronaldo  
Christiano Ronaldo by nImAdestiny 저작자 표시


즉, 월드컵은 선수들이 신체적,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거나 정신적인 성숙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선수의 커리어를 쌓는데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축구선수에게 선수로서의 기량은 곧 경쟁력이고 부와 명예를 위한 필수 조건임을 감안할 때, 월드컵은 말그대로 꿈의 무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우 선수는 월드컵 이후 4주간의 군사훈련으로 월드컵 때의 축구감각을 유지하는데 실패하였고, 기성용 선수는 월드컵 이후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장을 보장받지 못하자 자신감을 잃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월드컵. 그렇다고 손해본건 아니다.

기대하던 두 선수가 최근 부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벌써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이 회복되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에 최소한 이번 시즌 끝까지 지켜보아야겠습니다. 또한 차두리 선수나 이청용 선수는 월드컵을 기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단순히 '손해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이청용 선수는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볼튼으로 이적합니다. 당시 월드컵을 앞두고 시즌 중에 이루어진 이적을 우려하는 팬들이 있을 정도로 상당히 모험이라 여겼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팀 리빌딩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시즌을 마감하였습니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월드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번 시즌 2년차 징크스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날려버리고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차두리 선수 역시 이번 월드컵의 활약으로 셀틱의 오퍼를 받아 이적하였고, 월드컵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발전된 기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월드컵을 기점으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선수들

월드컵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김정우, 기성용 선수와 반대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차두리, 이청용 선수를 보고 있으면 다시금 축구선수와 월드컵과의 상관관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분명 월드컵은 축구선수를 발전시키는 좋은 무대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월드컵에서의 활약만으로 그 선수의 기량을 만개하는데에는 부족함이 있어보입니다. 어느 경기보다도 긴장되고 스트레스가 심한 월드컵에서의 경험과 그때의 컨디션은 분명 값진 것이지만, 이를 계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경기 출장 및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2002년 이후 한동안 소속팀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던 안정환 선수와 K리그에서 퇴출된 이후 홀로 훈련을 해온 이천수 선수가 매우 안타깝습니다. 만약 두 선수가 월드컵을 기점으로 소속팀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했더라면 지금쯤 좀 더 나은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시즌이 시작된지 이제 겨우 한두달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지도 한달에서 두달 정도 되었습니다.  월드컵 이후 기성용 선수부터 김정우 선수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자극적인 기사가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벌써부터 선수를 평가하기엔 매우 이른 시기입니다. 최소한 이번 시즌의 끝까지는 지켜봐야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언제까지고 월드컵의 감각이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왕이면 단시간 내에 월드컵의 감각을 자신의 기량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기성용 선수와 김정우 선수 역시 이 점을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시즌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되겠군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