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면서 다양한 재테크 서적들이 출간되고 있다. 그중에는 부자들의 취미나 습관 등을 나열하며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들처럼 행동하라고 소개하는 책들도 있다. 이러한 주장은 사뭇 합리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별다른 고민없이 그러한 비책?들을 따라 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가 한번 고민해볼 내용은 '생존자 편향의 오류'라는 것이다.
'생존자 편향 오류'의 유래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은 자국의 전투기가 격추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전장에서 돌아온 전투기들의 외상을 분석하였다. 이를 분석하여 취약한 부분을 보강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비행기에 탄환을 많이 맞은 부위를 표시하였더니 다음과 같았다.
분석 결과 주로 날개와 꼬리 쪽에 탄환을 많이 맞았던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미국은 날개와 꼬리 쪽에 장갑을 덧대어 보강하고자 한다. (확실히 우리가 보기에도 대부분의 탄환이 날개와 꼬리쪽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부분에 추가적인 장갑을 설치하려는데 갑자기 한 명의 연구원이 새로운 의견을 내놓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장갑을 덧대어야 하는 부분은 엔진과 조종석이라는 것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엔진과 조종석에 탄환을 맞은 전투기는 전장에서 돌아올 수 없다는 증거라는 것 즉, 무사히 귀환한 전투기들은 모두 엔진과 조종석에 치명적인 손상을 받지 않은 전투기라는 것이다.
이처럼 연구원의 날카로운 분석이 없었다면 쓸데없이 날개와 꼬리에 장갑을 덧대는 일이 발생했을 것이다. 해당 사건이 있은 후 '생존자 편향의 오류'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부자 되는 습관? 상관관계를 생각해봐야
지금 당장 부자가 되는 습관으로 알고 있는 것을 몇 가지 떠올려 보자. 인문학 독서, 꾸준한 운동, 사람들을 아우르는 리더십, 훌륭한 대인관계 스킬 등 자기 계발 서적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것들은 생존자 편향의 오류에 빠진 것들일 뿐이다.
단순히 독서를 많이 해서 부자가 된 것인지, 부자가 돼서 여유가 생기니 그제야 독서를 하게 된 것인지 알 수 없다. 훌륭한 대인관계 스킬이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도 성공한다. 스티브 잡스 하나하나 맞는 말이고 실천하면 좋은 것들이지만 그것이 '부자가 되는 핵심 포인트'인지는 알 수 없다.
한 때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문구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 그러니까 생존한 사람들(성공한 사람들)의 습관 중에 몇 가지를 성공이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것과 억지로 연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백종원 씨가 독서에 심취한게 아니고 온라인 게임에서 공대장을 했어도 성공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슈카월드 채널로 유명한 전석재 씨도 온라인 게임에서 공대장을 했으나 증권사에 취직하고 지금의 유명 유튜버가 되는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역으로 두 사람 모두 공대장을 했으니 '온라인 게임 와우를 하고 그중에서도 공대장을 하면 성공한다.'라는 말도 안되는 성공 포인트도 도출해낼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대표적인 생존자 편향의 오류가 될 것이다. 우리는 재테크나 자기 계발 서적에서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두 가지를 억지로 연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운도 중요한 요소다
매년 각 은행에서는 각종 부자 보고서를 익명으로 조사하여 발표한다. 대부분의 자수성가 부자들은 자신의 성공에 운이 좋았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그것은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운도 따라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예전에는 그들이 겸손해서 그런거라 생각했지만, 익명 조사에서도 70% 이상이 운이라고 대답하는걸 보니 정말 운의 요소가 크게 여겨진다. 나 역시 최근 2-3년간 약간의 수익이 있었지만, 그저 시대적 흐름상 운이 좋았을 뿐이다.
세상에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운이 성공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임은 부정할 수 없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도 비슷한 의미로 해석된다.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다 하면 나머진 하늘이 감동해서 결과를 결정지어 준다는 의미니까.
억지로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이라며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행동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사실 독서와 운동은 그 자체로 좋은 것이고 추천할만한 것이지만, 그것은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지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디딤돌은 아니다. 주식으로 성공하겠다며 좋아하지도 않는 인문학 고전을 읽으면서 졸고 있지 말라는 소리다.
글을 쓰면서 생각한 게 오히려 실패한 사람들의 실패 사례를 모아서 책으로 펴낸다면 지금의 성공 사례 모음집보다 더 유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니 실패 사례는 안팔린다고 한다. 🤣 출판사도 힘들겠다.
'경제 > 재테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0) | 2021.04.14 |
---|---|
안전자산 같은 위험자산을 늘리자 (0) | 2021.03.12 |
로또에 인생을 걸지 말자 : 그 돈으로 확실한 투자를 (0) | 2021.02.05 |
현재와 미래, 어느 지점에서 균형을 잡을 것인가 (0) | 2021.01.30 |
하루 커피 한잔의 재테크 : 지출 통제의 경제학 (0) | 2021.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