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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교

교대 입결이 낮아지면서 예상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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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할 때 뉴스를 보는 편인데 요즘 들어 교대 이야기를 하는 뉴스가 굉장히 많다. 교대 입결이 낮아지고 지원자가 미달이라며 난리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교대 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교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데 유독 교대 입결이 뉴스를 타는 것 같다.

 

어찌되었든 학령 인구 감소는 현실이 되었고 낮아진 교대 입결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는 2가지다.

 

사립 초등학교의 활성화

 

우리나라 공교육이 망했니 뭐니 교육에 대해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땅도 비좁고 자원도 없는 우리 나라에서 믿을건 잘 교육된 인재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교대는 비슷한 수준의 교사들을 전국으로 흩뿌리는 효과가 있어서 겨울이면 눈으로 길이 막히는 산골 분교에서도, 저기 남쪽 하루에 한 두번 배가 다녀가는 섬에서도 똑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낮아진 입결 결과에 따라 우리 아이의 담임 선생님도 복불복 게임이 될 확률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다정하든가 무섭거나, 또는 젊거나 나이가 좀 있거나 정도의 개인적인 취향 차이는 있을지언정 교사 본연의 교수 능력에 대한 의심은 없었다. (뭐 자신의 교육관에 대비 이 교사는 너무 타이트하게 교육한다거나 또는 너무 무관심하다거나 그런 불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반과 옆 반 선생님과의  교수 능력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의 불씨가 생겨났다.

 

물론 교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교사 자체에 로망을 지닌 상위권 학생들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기에 무조건 젊은 사람이라고 능력이 없는건 아니겠지만, 예전에는 최소한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그 부분'에 균열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미래에는 사립 초등학교가 더 활성화될 것이다.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고 있지만 외국인에 배타적인 우리 나라에서 비슷한 수준의 한국인들끼리 생활하는 사립 초등학교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리라 예상된다.

'특권에 대한 짧은 이야기'의 한 장면

이미 미국은 사립 학교와 공립 학교의 구분이 명확하다. 누가 이들을 '똑같은 학교에서 똑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고 이야기할까? 우리네 학교도 이와 다를바 없다. 어느 순간부터 공립과 사립의 구분이 확실해지고, 학부모가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고 자녀를 교육시킬 돈이 있다면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이미 유치원은 한 달 200만원 이상 돈을 내는 영어 유치원이 유행한지 오래 되었다. 이제 영어 유치원이 아니라 영어 초등학교가 등장할 차례다.

 

관리자 업무의 난이도 증가

 

입결이 달라지면 그에 따라 사람들의 성향도 달라지고, 조직의 분위기도 변화한다. 우리 사회가 흔히 요구하거나 생각하는 교사의 스테레오 타입에서 벗어나 '저런 사람도 교사인가?' 싶은 사례들이 등장할 것이다. 지금이야 가끔 '외국에 이런 교사가 있다더라' 식의 흥미성 뉴스로 접하는 사건들이 어느 순간부터 우리 나라의 일로 변할 수 있다.

 

물론 다양성 측면에서는 좋을 수 있으나, 분명한건 여지껏 상상하지 못했던 다이나믹한 일들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어느 순간 뉴스에 편의점에서 학생과 같이 술 한잔 하고 담배 피는 교사도 나오지 않을까? 나도 학생 때 그랬다면서 말이지.

 

이에 가장 우선적으로 예상되는 결과는 관리자의 업무 난이도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지금도 짜를 수 없는 공무원들을 컨트롤하기 위해 '교사니까', '학생을 위해서', '교육적으로' 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앞으로 그런 말이 통할지 모르겠다. 

 

현 교육계에 당면한 문제가 한 두개가 아니다. 그리고 첩첩산중인 이슈들을 명쾌하게 풀어내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이에 따라 교육 환경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 같지도 않다. 사회는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교사인 나는 이 거대한 흐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나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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