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 무시하다가 큰 코 다칠걸

우리는 지금 근로소득이 천대받고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주식, 부동산, 코인 등 각종 자산의 급격한 상승으로 돈의 가치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으며 그와 비례하여 월급의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의 성공보다 재테크로 성공하는 삶을 열망하고 있는데, 그만큼 직장 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성철 칼럼] 근로소득이 초라한 사회

kb에서 발행한 2020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원이 넘는 사람이 35만명으로 총 인구의 0.7%였고, 그 중 100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사람이 총 인구의 0.05% 수준인 2만 4천명이었다고 한다. 이들에게 부를 쌓기 위해 필요한 종자돈은 얼마인지 물어보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억이 아닌 5억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평균 44세 이전에 5억의 종자돈을 가지고 있어야 부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새로운 글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고)

 

부자들은 총자산 60억 이상, 부동산 자산 40억 이상일 때 자신을 부자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종합하였을 때 평균 70억의 총자산을 보유하였을 때 부자라고 생각하였다. 약 10년 전인 2009년에만 해도 부자라고 인식하는 자산 규모가 30억이었음을 생각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하나은행 보고서에는 총자산 100억 이상일때 자신을 부자라고 인식한다고 집계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급격한 자산증가 현상은 근로소득에 대한 의욕을 좌절시키는데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

 

사실 이런 시기에 나 홀로 근로소득에 집중하는 것 역시 어리석은 행동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로소득을 무시하고 고위험의 자산에 올인해야할 당위성을 설명하진 않는다.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한탕주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순간이다.

 

당신이 부자가 되려면

 

당신이 부자 1세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근로소득은 매우 중요하다. 근로소득은 자본소득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이며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이 천대받는 시절에 산다한들 단단한 지지기반 없이 자본소득을 쌓을 수 없는 노릇이다.

 

월 200만원의 월급은 푼돈일 수 있지만 그 금액은 1% 이자를 지급하는 현 시대에 24억을 은행에 예금한 것과 같다. 우리는 작지만 소중한 근로소득을 꾸준히 모아서 새로운 자본소득을 창출해야 하고 그것을 점점 더 키워야 한다. 항시 투자에는 리스크가 따르고 고수익을 추구하려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지만 사실 지수 etf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임에도 괜찮은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이 존재한다. 단지 시간을 잡아먹을뿐

 

사회초년생일수록 재테크보다는 직장에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조직에 적응하고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한 시기에 재테크에 몰두해 있으면 회사에서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승진을 말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근속과 몸값을 위한 일이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오랫동안 근로소득을 꾸준하게 유지해야함을 명심하자.

간혹 인터넷에 보이는 '성공한 소수'를 동경하며 그들처럼 나도 올인 한방에 부자가 되진 않을까 설레여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 아침에 돈방석에 앉는 행운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간신히 끌어모은 자금을 실낱 같은 행운에 기대어 모두 탕진해버릴 것인가? 힘들게 모은 돈을 왜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는지 모를 일이다. 자산 배분 차원에서 일정 비율의 자산을 투자하는 것은 추천하지만 모든 자금을 한번에 올인하는 행위는 말리고 싶다.

 

자본가(家)라는 큰 집을 세우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단단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조직에 잘 적응하여 근로소득을 유지하고 몸값 상승을 노리며, 근로소득을 바탕으로 자본소득의 크기를 키워가는 것이 부자가 될 수 있는 거의 확실한 방법이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직장과 재테크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면 된다. 나머지는 시간(복리)이 알아서 해결해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