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자산 가격의 폭등으로 인해 재테크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면서 이를 대하는 교사들의 모습도 다양해졌다. 최근 학교를 비롯하여 여러 방면에서 만난 교사들의 6가지 유형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 글을 읽는 분께서는 자신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고민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제 1유형 :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는 최영 장군
첫 번째는 당연하게도 재테크에 전혀 관심이 없는 분들이다. 최근 미디어를 통해 부동산부터 주식, 비트코인 등 다양한 자산 변동상황 내역이 실시간으로 기사화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시장에 참여할 생각은 없으신 분들이다. 평소 재테크 관련 이야기는 전혀 꺼내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재테크 이야기를 하면 옆에서 조용히 있는 편이다. 아무래도 관심사 리스트에 재테크란 소재는 없는듯한 모양.
해당 유형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예전보다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20% 내외의 선생님들은 재테크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 분들에게서 자주 보인다. 제일 선호하는 투자법은 절약과 저축. 하지만 우리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최후의 승리자는 이 분들일지도 모른다.
제 2유형 :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 많은 아바타
두 번째는 재테크에 살짝 한 발만 걸치고 있는 사람이다. 보통 다른 사람들이 재테크 이야기를 꺼내면 관심을 보이지만 정작 며칠 후에 물어보면 여전히 주식 계좌를 만들지 않았다거나, 어떻게 어떻게 시작은 했는데 몇십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의 소액을 넣어놓고 소위 짤짤이만 하고 있는 경우다.
사실 이런 분들은 재테크 자체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대화에서 소외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투자를 하는 것 같다. 주로 40대 이상 선생님들에게서 보이는 모습인데, 의외로 젊은 교사들도 이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정도로 대화 참여 욕구가 큰 분들이라면 인싸가 아닐까? 투자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주변에 제 4유형의 선생님이 있는 경우 그 선생님의 의견을 좇아 아바타 매매를 하기도 하는데, 역시 주목적은 자산증식보다는 친목도모인 것 같다. 어찌보면 하나의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추가하였으니 (어떤 면에서) 성공적인 투자일지도.
제 3유형 : 투우장의 눈 가린 황소
이 유형의 선생님들은 상당한 돈을 재테크에 투입한 상태다. 작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의 돈을 투자 중인데, 정보가 부족하고 재테크 공부에 관심이 없어 우량주 하나에 몰빵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들의 경우 투자 근황을 물어보면 일반적으로 '물려 있거나', '본전치기'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분할 매수, 분할 매도 같은 개념을 알지 못하며(또는 알아도 실천하지 않는) 투우장의 눈 가린 황소처럼 우직하다. 의외로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자샘들에게 자주 보이는 모습이었다. 이 분들은 사실 투자보다 승진에 더 관심이 많았다.
제 4유형 : 뇌동매매중인 타의적 가치투자자
이 유형은 젊은 20-30대의 선생님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부류다. 이들은 대개 많은 투자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하나 이상의 경제 유튜브나 카페, 블로그, 탤레그램 등 정보를 계속해서 획득할 수 있는 통로를 가지고 있다. 다만 정보가 너무 많아 선택과 집중에 어려움을 겪는 편이고 단타 위주의 투자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나이가 젊은 탓에 수백만원의 투자금을 가진 이부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둬 수천만원의 투자금을 보유한 사람까지 자산 범위가 다양한 편이다. 어쨌든 자기 나이 대에 상당한 자산을 투자하고 있고 자신만의 투자철학도 가지고 있는데 그 철학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물리면 강제로 가치투자자가 된다든지 뭐 그런 투자 구루들의 서적 한 권쯤은 읽거나 가지고 있으며 각자 신봉하는 구루가 있다.
40대 중후반 선생님들은 주식보다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고 실제 자산도 부동산 쪽에 몰빵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분들은 항시 부동산 카페에 접속되어 있으며 부동산에 관한 잡다한 지식이 많다. 실속 있는 정보는 없다 회식 때면 부동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자주 꺼내는데, 주로 특정 아파트를 매수하지 못했는데 그게 몇 억이 올라서 아쉽다거나 어디를 샀는데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들이다.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가 좋아 나름대로 월세도 받고 수익을 내고 있어 만족스러워 보인다.
이런 분들은 앞서 말한 20-30대의 4유형과 살짝 다른 느낌이지만 나름 정보를 손에 쥐고 있으나 가치가 없는 정보이거나 좋은 정보를 선별해내지 못하고 뇌동매매를 한다는 점, 뇌동매매 이후 주된 탈출 전략이 존버(JohnBer)라는 점에서 4유형에 포함하였다.
제 5유형 : 실속 있는 다크템플러
투자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 타입. 동학년도 이 사람이 재테크를 하고 있는 걸 모르거나 알아도 그 규모를 제대로 모른다. 한두 명의 친한 선생님만 그 사람의 자산 규모를 대략 파악할 정도로 은밀하다.
부동산이라면 부동산, 주식이라면 주식, 코인이라면 코인 등 자신의 주 종목이 있다. 주식 몰빵이라고 하는데 집 한채는 가지고 있거나 부동산 몰빵이라고 하는데 주식도 소액은 하고 있는 등 의외로 자산배분도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주로 30대-40대 초반의 교사에게서 보이는 유형으로 나름대로 자신감 있게 학교를 다닌다.
가뭄에 콩 나듯 집안이 유복하고 부모님의 상재를 물려받아 재물에 밝은 선생님들이 있는데 이들은 투자와 소비 양쪽에 적극적이었다. 나이에 비해 상당한 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주 종목에서 나름대로 수익을 거두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부러운 분들이었다.
제 6유형 : 어두운 교직에 빛을 가져온 프로메테우스
6유형의 선생님은 정말 찾기가 어렵다. 지금껏 10년 남짓한 교직생활을 하면서 두 분을 만났다. 한 분은 토지, 다른 한 분은 아파트와 상가로 큰 부를 이뤘다고 한다.
이들은 재테크와 친숙하지 않은 교직 사회에 빛과 같은 선구자다. 주로 50대에 은퇴를 앞둔 분들로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신 분들이다. 이런분들은 자신의 자산 증식 과정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을 것 같은데 또 의외로 선선히 이야기해주신다. 가진 자산에 비해 상당히 소탈한 삶을 살고 계시며, 언행에 여유가 있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요즘 세대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여겨지며, 젊은 교사들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제공해줄 수 있는 분들이다. 사실 이런 분들이 재테크 연수를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교내에 그런 자리가 없어 아쉬울 뿐이다.
지금껏 만난 분들을 유형별로 나누고 그 이미지를 상상하여 묘사해보았다. 물론 누구의 길이 올바른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 한 사람의 투자 성향이 평생 하나의 유형에만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쯤 되니 이런 글 쓰는 너는 어디에 해당하냐고 물으실 수 있는데 현재 전 3유형과 4유형을 왔다갔다하는 뇌동매매 중인 황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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