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뉴스에서 우리나라 출산율 그래프를 봅니다. 계속해서 내려가기만 하는 그래프를 보고 있자니 그 바닥이 어딘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어느 순간이 되면 재반등할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은 있지만, 그 시점을 알 수 없는 우리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위 자료는 2020년에 발표된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입니다. 2021년 현재 초등학교를 다니는 초등학생은 2009년생부터 2014년생입니다. 대략 44-48만의 아이들이 태어나던 시기입니다. 그 시절에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학생 수로 말이 많았지만, 잠깐 지나가는 이슈였을뿐 국가적인 관심과 집중을 받진 못했습니다.
사실 지방에서는 10년 전부터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수 급감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10년간 나름대로 출산율 회복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했지만 그 성과는 좋지 않았죠. 그렇게 10년이 지나버린 지금, 안타깝게도 우리는 더욱더 처참한 결과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출산율은 더욱 저하되었습니다. 2020년에 0.84를 기록한 출산율은 매해 그 값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2021년의 추정 출산율은 0.7이고, 2022년의 추정 출산율은 0.6입니다. 숫자로 따지면 22-24만명이군요. 앞서 말씀드린 현재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수는 44-48만입니다. 정확히 절반입니다.
전국의 교사 절반은 만날 학생이 없다
이제 더이상 저출산은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7년 후 벌어질 현실이죠. 이제와서 무언가 극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흐름은 계속될 것이고, 우리는 곧이어 지금보다 절반으로 줄어든 학생 수를 몸소 느낄 것입니다. 어떻게요? 지금보다 정확히 절반으로 줄어든 학급 수를 보면서 말이죠.
대략 7년 후, 지금 교사의 절반은 자신의 학급을 잃어버릴 것입니다. 혹자는 교사 1인당 학생수를 맞추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2021년 기준 한국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기준) 16.6명입니다. oecd 평균인 14.5명에 거의 근접했지요. 이 말인즉슨,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줄여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절반의 교사가 자신의 할 일을 잃어버린 상황.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보셨습니까? 국가가 앞장서서 교사에게 일을 나누어줄까요? 글세요, 제가 보기에 국가는 이를 오히려 좋은 기회라 여기고 대대적인 인원 감축과 구조 조정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교사를 바라보는 국민 정서에 부합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 이제 7년 남았습니다
이제 7년 남았습니다. 아니요, 지금은 2021년의 12월이니 한 달만 지나면 2022년이 찾아옵니다. 이제 6년하고 1개월이 남았다고 보는게 더 정확하겠습니다.
오늘도 복도를 걷다보니 유유자적한 선생님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선생님께, 7년 후 절반만 살아남는 상황에서 버틸 자신이 있으신지, 혹시 자신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으신지, 지금 나이에 7년을 더한 그 나이로 아이들에게 지금처럼 주목받을 수 있으신지 여쭙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젠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를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당장 눈 앞에 닥칠 것이 확실한 미래를 말합니다. 단순히 공무원이라고 마음 놓기엔 미래에 펼쳐질 학교의 모습이 너무나 척박합니다. 선생님은 정말 공무원이라는 그 단어 하나가 마법처럼 우리의 신분을 영원히 지켜주리라 믿으시는지요.
이제 교사로서 생존할 수 있는 전문성이든, 교직을 떠난 일반인으로서 제 2의 삶이든 무언가 하나쯤은 준비하셔야 하는 시간입니다. 6년 하고도 1개월의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으니까요.
다시 한번 선생님께 질문드립니다. 7년 후를 준비하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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