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힘든 일이 많았던지 드디어 연말에 치질이 터졌었다. 조금만 앉아있어도 통증이 거세져서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포비코 시트도 사서 앉아있고, 날마다 30분씩 반신욕도 해주었더니 조금 괜찮아졌는데, 2월 말쯤 되니 다시금 치질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이때 수준은 외치핵 3도 정도 되는 듯했다. 앉아있거나 서있을 때 계속해서 통증이 있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일상생활에 집중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로 2주쯤 버티니 거의 맛이 가버려서 그냥 무섭든지 말든지 빨리 수술받고 이 고통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치질 관련 정보를 접하던 찰나, 자연치유에 대한 영상 하나를 보게되었다. 일명 치질 완치훈련이라는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에서 의사 선생님의 설명은 매우 유익했고 내 치유 방법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다음으로 치질 계통에서 나름 유명한 영상인 치질 치료법, 빨리 낫는 법에 관련된 영상이다. 핵심은 혈액순환으로 아래 댓글을 살펴보다보면 작성자가 운동법에 대한 보충설명도 해놓았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금요일 저녁부터 먹는 약과 바르는 연고, 좌욕기를 활용하였는데, 약 이틀 후인 일요일 저녁부터 통증이 가라앉기 시작하였다. 물론 아직까지는 치질약을 먹은 상태에서의 무통이기 때문에 치질약 없이도 무통 상태가 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따뜻한 물에 좌욕 자주 하기
처음에는 통증이 심해서 한 시간에 10분씩 계속 좌욕을 했다. 물이 너무 뜨거우면 오히려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40도 내외의 적당히 따뜻한 물에 앉아있었는데, 그냥 앉아있는게 아니라 계속해서 항문 조이기 운동을 실시하였다.
1시간 간격으로 자주 좌욕을 하다보니 자칫 항문 주위가 물러지거나 헐 수 있어 드라이기를 이용해 잘 말려주었다. 일상적인 통증이 없어지기까지는 대략 이틀 정도가 걸렸고, 그 이후에는 대변을 본 직후나 자기 전 등 하루 2-3번 정도 실시하였다.
정보를 검색하다보니 좌욕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나와 있는 곳이 있어 공유한다.
화장실에 오래 있지 않기
좌욕이 항문 피로 회복을 통해 통증 및 붓기 완화를 위함이라면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않는 것은 근본적인 치유를 위한 훈련이다. 위 완치훈련 영상에서 나온 정보를 많이 활용하였는데, 일부러 힘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였다. 복압을 높혀 치핵을 아래로 더 밀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변기에 앉아서 절대 앞으로 몸을 숙이지 않았다. 이러한 자세 역시 복압을 높혀 치질에 좋지 않다고 한다. 나 역시 평소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위해 몸을 앞으로 숙이곤 했었는데 그게 매우 잘못된 자세임을 알게 되었다.
변의를 느끼고 화장실에 앉았을 때 3분간 아무런 신호가 없으면 바로 일어서서 조금 더 기다렸다. 억지로 변을 밀어내서 거사를 치르지 않고 정말 급해서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리도록 습관을 바꿨다. 위 영상에서는 배변 중에 항문 조이기 운동을 하라고 하는데 그것까지는 하기가 힘들었다.
물 많이 마시고 주기적으로 휴식하기
물을 많이 마시는건 변비를 예방하기 위함인데, 변비나 설사가 치질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딱딱한 변이 항문을 지나가면서 상처를 내고 치열을 유발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카페인 등 이뇨작용이 활발하여 몸에서 수분을 빼내는 음식도 치질에 좋지않으니 자제해야 한다.
바닥에 앉는 좌식은 피하고, 어딘가 앉고 싶을 때에는 무조건 의자에 앉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오래 서있거나 오래 앉아있는 경우에는 항상 잠깐씩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치질약과 치질연고
치질약은 보통 디오스민이라는 성분으로 되어 있는데 이건 감귤 껍질에서 추출하는거라 위험한 성분은 아니다. 치질 외에도 부종, 하지정맥류 개선 등 다양한 질병에 쓰이는데 3개월 이상의 장기 복용 사례 연구에서 큰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는 국내산 약품은 한 알에 담겨있는 함량이 보통 300mg정도로 외국 약품에 비해 부족하다. 또한 매번 약을 구입하러 약사 앞에서 자신이 치질 환자임을 고백해야 하기 때문에 난감한 부분이 많다. 다행히 요즘은 쿠팡이나 아이허브 등 외국 약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 약품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잘 정리된 블로그가 있어 가져왔다.
디오스민의 권장량은 하루 2000mg으로 그 이하로 적절히 복용하면 되고, 보통은 치질이 심해지는 점심과 저녁 2번에 걸쳐 나누어 복용한다. 보통 혈전성 치핵은 약을 복용하고 5일 정도 지나면 통증 및 크기가 완화되는 편이고, 뚜렷한 효과를 보려면 2개월 이상 복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정보들을 정리하였다.
처음 영상에서 의사 선생님이 말하는 것처럼 어차피 수술을 받아도 회복 및 관리 기간이 1-2달 걸리는걸 생각하면 그 기간만큼 자가치유를 위해 노력해보라는 말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물론 이렇게 애지중지 관리하다가 한번 술을 거하게 마신다거나 여타 관리가 힘든 상황을 접하고 바로 원상태로 복귀해버린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어느 순간 관리를 포기하고 병원으로 달려갈지 모른다.) 결국 치질이란건 수술로 가게 되는 엔딩인것 같긴 한데.. 그래도 해볼 수 있는건 다 해보고 수술실에 들어가야 후회가 없지 않을까?
전국의 많은 동지들에게 이 글이 한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
2022.11.29.
이 글을 처음 작성한지 벌써 7개월이 지났다. 처음 치질 발생 시기부터 따지면 거의 1년쯤 된 것 같다. 1년이 지난 지금,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었다. 이제 약은 더이상 먹지 않으며, 화장실을 다녀오면 10분 정도 좌욕을 해주고 있다. 아, 내 몸이 피곤하다고 느껴지거나 평소보다 오래 앉아있었다고 생각되면 자기 전에 좌욕 한번씩 더 해준다. 내 몸은 소중하니까.
여름의 막바지쯤 살펴보니 3분의 2 정도로 줄어있었는데, 이번에 살펴보니 3분의 1정도로 또 줄었다.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 평생 관리하면서 살아갈 예정. 물론 이러다 나이 50-60쯤 먹고 귀찮으면 수술해버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위에 적은 방법들 효과 있으니 꼭 따라해보세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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