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동안 이가 좋지 못해 매주 치과를 다녔습니다. 평소 내 몸에 직접 이것저것 투입해서 생체 실험을 진행하는 미친 과학자 성향 탓에 이번에도 잇몸 영양제로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잇몸 건강에 좋은 것으로 가장 유명한 성분이 베타 시토스테롤입니다. 베타 시토스테롤을 많이 함유한 가성비 좋은 약품은 무엇이 있나 계속해서 정보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잇몸병으로 고생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베타 시토스테롤 섭취 후기도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베타 시토스테롤은 후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일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보통 지금까지 찾아본 다른 약제들(글루타민, dgl, 디오스민, 오메가3, 종합비타민 등)은 그래도 연구가 많이 되어있는 편이라 임상 결과도 이미 확정적인 편이고, 직접 복용한 사람들의 후기도 큰 부작용 없이 일정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베타 시토스테롤은 뭔가.. 부작용 호소 후기도 꽤 종종 보이고 연구 결과도 좀 부정확한, 뭐랄까 아직 연구가 덜 된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이거 먹어도 괜찮은건가..'라는 의문이 들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몸에 좋자고 먹는건데 조금이라도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으면 안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계속해서 관련 자료들을 찾다보니 상당히 최근 영상 하나에 췌장염을 유발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약 8분부터 해당 내용이 나오는데, 20년 3월 발표된 자료에 베타 시토스테롤이 급성 췌장염을 유발한다는 사례가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아.. 췌장이라니..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는 그 부분, 췌장입니다. 조기 발견도 어렵고 예후도 안좋다는 그 기관입니다. 이 영상을 본 이후 베타 시토스테롤에 대한 기대를 접었습니다. 잇몸 좀 건강해지려다가 생명이 위험한 수준이네요.
물론 해당 성분에 대한 연구가 더 쌓여서 나중에는 '췌장과 별다른 연관관계가 없다.', 또는 '권장량만큼만 먹으면 괜찮다.' 등의 연구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정확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없기 때문에, 굳이 내가 먼저 나서서 임상 실험체가 될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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