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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

본능을 거스르는 투자 : 파충류의 뇌를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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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자주 접하는 투자 명언으로 '수익 중인 종목은 오래 보유하고 손실 중인 종목은 빠르게 손절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일반인에게 매우 힘든 일인데, 로스(loss)의 저자 짐폴은 '당신은 시장을 감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로스(loss)를 객관적인 것이 아닌 주관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제 그것은 돈의 손실이 아니라 개인적 상실이 되어버린다.'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심리적 작용-개인적 상실-에 의해 손실을 보고 있는 종목을 나와 동일시한다. 그저 잘못된 시장 포지션이라는 객관적 사실이 어느 순간 나의 명성, 자부심 등 내적인 문제가 되어 내 자아와 결합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손실난 종목을 계속해서 보유하고 있게 되며 이를 만회하는 것이 곧 나의 지상 목표가 된다.

 

동시에 수익을 보고 있는 종목은 약간의 수익으로 금방 매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앞으로 실현될지 모르는 불안함을 소거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투자 행위 자체가 리스크를 부담한다는 전제를 망각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 지점에서 '내가 버틸 수 있는 만큼'이란 명언이 등장하는데, 사람에 따라 누군가는 이것을 개인의 그릇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투자 영역에서 이러한 행위은 왜 일어나는걸까? 뇌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우리의 뇌는 파충류의 뇌와 흡사한 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얼핏 '인간은 합리적인 계산과 분석을 근거로 사고하는 동물'이라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특정 상황-보통 당황, 분노, 공포 등-에서 인간은 논리와 분석적인 사고가 아닌 즉흥적이고 감정적으로 사고한다.

 

파충류의 뇌는 분석과 논리가 아닌 감정적인 포모(Fear Of Missing Out)에 의해 투자하도록 만든다. 또한 자신의 계좌에서 수익난 종목보다 손실난 종목에 집중하게 만드는데, 이로 인해 투자자는 손실이 난 종목의 손실을 어떻게든 만회해 보려고 발버둥치게 된다. 과도한 집중은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는데, 약간의 수익을 확정짓고 그 수익으로 손실난 종목을 만회하는데 사용한다. 이러한 행위가 여러 번 반복되면 결국 계좌 잔고가 바닥나는 것이다.

 

나 역시 이론적으로는 이러한 인간 심리를 인지하고 있으며, 그러한 행위가 성공적인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머리'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나 역시 평범한 사람이기에, 이러한 심리를 알면서도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수익난 종목과 손실난 종목을 상계하여 약간의 이익을 보고 탈출하는 꿈을 꾼다. 그렇게 푼 돈을 쥐고 매매를 종료하는 행위를 반복하다가 크게 물린 종목이 생기면 손해가 누적되는 것이리라. 그래서 이번에는 수익중인 종목을 팔지 않고 최대한 버텨보려고 한다. 

 

물론 이러다 수익난 종목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매우 후회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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