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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육아

150일에서 200일까지의 기록 : 이제 좀 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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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일이 넘었다. 오랜만에 병원에 가서 예방접종을 하는데 신생아들을 보니 너무 귀여웠다. 작고 작던 우리 아이가 어느새 형(?)이 되어 있었다.

아이는 152일이 되던 날부터 슈퍼맨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찾아보니 배밀기의 첫 단계인듯. 슈퍼맨 자세 - 방향 전환 - 배밀기 순으로 발달하는 듯 하다. 배를 밀 수 있도록 발을 잡아주면 반동을 주면서 배밀기 연습을 한다고 한다.

 

내친 김에 되집기 연습도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되집기 연습은 아이가 터미 타임 중 힘들어서 고개를 땅에 박고 있을 때,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부모의 얼굴로 관심을 끌어 고개가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시킨다고 했는데 200일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니 되집기 연습은 실패다. 여전히 되집기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옥의 수면 교육

 

이 시기에 가장 힘들었던건 아이가 스스로 잠들지 못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육아 일기를 살펴보면 침실에서 홀로 놀다가 자연스럽게 잠들던데 우리 아이는 그런 훈련이 되어있지 않아 잠드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했다.

 

졸린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모르니 계속해서 울거나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해줄 수 있는건 젖물잠이나 쪽쪽이, 안아서 달래기 정도였는데 아이가 잠들지 못하면 그 과정이 오랜 시간 지속되었고, 그만큼 우리를 힘들게 했다. 또한 간신히 잠들어도 30분만에 깨거나 새벽에도 3-4번씩 깨어나 소리를 질렀는데, 우리 부부는 이를 '한번 깼을 때 스스로 다시 잠드는 법을 알지 못해 우리가 다시 재워줘야 하는 상황'으로 결론내렸다.

 

수면교육 영상과 자료들을 많이 살펴보고 공부했지만, 우리 아이에게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백색소음기를 설치한건 당연하고 안눈법, 쉬닥법, 퍼버법 등 모두 적용해봤지만 우리에게 맞지 않았다. 정말 힘들 때에는 차라리 돈을 내고 수면 교육을 받아볼까 고민까지 했었다.

 

사실 통잠을 자지 못하고 자꾸 깨는 부분은 기존의 수면 교육에 없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수면 교육은 어떻게 재우는지에 관한 내용들이지 잠 든 이후에 계속해서 깨는 것에 대한 대처법은 딱히 없다.) 심지어 우리 집은 아이를 낳고부터 저녁 7시면 모든 불이 꺼지고 TV는 물론 어떤 소리도 나지 않는 고요한 상태인데도 그랬다. 수면 교육에서 말하는 저녁마다 규칙적인 패턴도 적용중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버티고 버티던 삶을 유지하다가, 200일이 다 되어서 어느 순간 아이가 통잠을 자기 시작했다. 초저녁에 한 번 정도 잠깐 깨어 칭얼거릴 때도 있었지만 달래주면 금방 다시 잠들었다. 예전에 한번 깨면 다음 수면 열차가 오기까지 2-3시간 동안 울며 버티다 분유나 모유를 먹으며 잠드는 모습은 사라졌다. 😂 남들은 100일 전에도 통잠을 재웠다는데.. 예민한 아이는 키우기 어렵다는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이번 과정을 지켜보며 느낀건 아이의 발달에 따라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부분들이 있으니 결론은 존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우리 아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인터넷에 관련 정보가 없나 찾는 분들이 꽤 많을 것 같은데, 팁이라고 줄 수 있는게 '시간이 해결해주니 버티세요.'뿐이니 좀 안타깝다.

 

그밖에 발달 사항 : 도리도리, 첫 니

 

190일쯤부터 아이가 계속해서 도리도리(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행동)를 하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걱정이 되어 찾아보니 졸릴 때 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이유를 알았지만 여전히 도리도리를 보고 있으면 목 아플까 걱정이다.

 

아, 아래쪽에 앞니 2개가 나기 시작했다. 196일쯤? 빠른 아이들은 4개월부터 난다는데 우리 아이는 이가 늦게 났다. 남들보다 더 늦게 나왔으니 충치도 늦었으면 좋겠다.

 

요즘은 기어다니는 속도가 너무 빨라 잠시만 한 눈을 팔면 금방 저 멀리 가 있어 사람을 놀라게 한다. 나중에 걸어다니면 더 빠르겠지? 누워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중이다.

오랜만에 교육 관련 다큐를 보았다. 3살부터 교육격차가 발생한다는 영상이 공포스럽게 다가왔다. 예전이라면 별 생각 없었을텐데 나도 자식이 생겨서 그런것 같다. 인문고전 읽어주기가 너무 빠른가 싶어 잠시 중단했었는데 다시 시작해야하나 고민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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