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저그런 로맨틱 코미디려니 싶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결말이 뻔히 예상가능한, 하지만 연말 분위기 때문에 보게되는 딱 그 정도 영화로 생각했어요.
영화를 시작하기 앞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러브액츄얼리를 만든 그 감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나니 기대감이 살짝 높아지긴 하더군요. 아 그래서 러브액츄얼리에 나왔던 빌 나이도 나오는건가.. 뭐 그런 생각도 들고.
영화가 시작하고 1시간 정도는 그냥 그랬습니다. 내용이 재미 없다는게 아니라,
재미있게 봤지만 뭐랄까,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인 시나리오를 따라간다는 느낌이었달까요?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너무 달달해서 침 흘리며 봤다는건 비밀-_-)
그런데 1시간이 넘어서부터 분위기가 살짝 바뀌기 시작해요. 와우..
내심 '1시간만에 엔딩이 다가오다니.. 남은 시간은 무얼 하려는거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참 부드럽게 분위기 전환에 성공하더군요. 이게 명감독이구나.. 싶은 느낌이었어요. 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러운 장면 전환이 가능하다는게.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단순히 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서 이야기 진행을 위한 하나의 수단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뭐, 예고편에도 이 정도 설명은 나오니 스포는 안되리라 생각하면서 글을 씁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물론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들까지 난해한 딜레마를 갖게 되더군요. 참, 탄식이 나올 정도로..
참 어려웠습니다. 그 딜레마가..
전 담배를 피지 않아서인지, 잠깐 영화는 멈추고 밖에 나가 쓰디쓴 커피 한잔을 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저 역시 영화 내내 '나라면 어떠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딜레마였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딜레마였어요. 물론 그 딜레마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영화를 보셔야겠죠?^^
영화의 결말은 훈훈합니다. 뭐,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하지만 단순히 다른 영화처럼 '그렇게 두 사람은 천년만년 행복했답니다.' 라는 식의 결말은 아니구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감동의 여운이 우리를 훈훈하게 만드는.. 그런 결말이었어요. 하하, 말로 표현하려니 너무 힘드네요.
영화를 다 보고나니 이 영화는 오히려 크리스마스에 가볍게 볼만한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커피 한잔을 옆에 두고 깊게 음미하면서 감상해야할 영화였어요. 참 좋았습니다.
추천합니다. 오랜만에 추천할만한 영화가 나왔어요. 강력 추천합니다.
영화가 주는 강한 여운이란 것이 어떠한 것인지 알게 해주는 영화, 어바웃 타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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