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키케로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네요.
내일 초등 임용 2차 시험이 있다는 소식에 불현듯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조금 더 빨리 작성해놓았다면 누군가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되었을텐데.. 생각이 부족했네요ㅠ
늦은감이 있지만 임용은 매해 있는 것이기 때문에.. 또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아는 것들만 조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제가 경험해본 경기도 임용을 중심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현행 초등 임용 2차 시험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수업시연, 면접, 영어면접과 영어수업시연이 있습니다. 제가 이것을 3가지로 나눈 것은 총 3일에 걸쳐서 시험이 진행되기 때문이며, 첫째날에 면접, 둘째날에 수업시연, 셋째날에 영어면접과 영어수업시연을 실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수업시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간을 엄수하라
또한 평가관들마다 수업을 보는 눈이 다르고 중요시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수업을 잘한다는 이유로 평가를 하기엔 평가자 입장에서도 애매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객관성이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주어진 시간 내에 수업의 시작부터 끝까지 마무리지을 수 있는지의 여부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평가 척도가 되는 것이죠. 이에 우리는 시간을 지키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1. 시험장에서 아날로그 손목시계를 착용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연습 때에도 해당 시계를 손목에 차고 연습하세요. 수업을 시연할 때 자연스럽게 시계를 보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 가상의 어린이가 발표를 하는 상황에서 그쪽으로 시계를 찬 팔을 들어서 시계를 살짝 보는 방법(손목시계를 바깥 손목에 차는 것이 아니고 손목 안쪽으로 차면 더 보기 쉽겠죠?)
- 순회지도 시 일명 아웃백 자세(아웃백에서 손님에게 주문을 받을 때처럼 무릎을 구부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자세)를 취하는데, 이때 평가관쪽을 등지고 앉아 손목의 시계를 살짝 보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그밖에도 여러 방법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스터디원과 자연스럽게 시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보세요.
2. 활동은 꼭 3개로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활동이라 생각되면 2개만 하셔도 됩니다.
3. 동기유발부터 다음 차시 예고까지 해야하는 단계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간 내에 이 단계들을 모두 거치려면 학생의 발표 횟수나 길이, 피드백의 양 등으로 시간을 조정하면 좋습니다.
- 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아동이 발표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고 칭찬을 덧붙여 줍니다.
- 시간이 부족하다면 발표자 수를 줄이고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칭찬도 모든 발표에 넣지 말고 한두번만 넣습니다.
영상으로 확인하기
수업시연은 영상을 찍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별도의 영상촬영 없이 스터디를 해도 스터디원들이 부족한 부분을 말해주겠지만, 영상을 찍어보면 자기 스스로 자신의 수업시연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영상을 처음 보면 참 어색합니다. '나에게 이런 습관도 있었나?' 싶은 무의식적인 행동들도 발견됩니다. 약 한달간의 스터디 기간동안 영상으로 시연 모습을 찍어서 계속 수정하세요.
몇가지 간단한 tip.
- 목소리는 떨리지 않는지, 발음은 정확한지, 성량은 적절한지 확인하세요.
- 무의식중에 발을 떨거나 짝다리를 짚지는 않는지, 팔이 시선을 분산시킬 만큼 과하게 움직이는지 등을 체크하세요.
- 눈동자는 차분하게 전체 교실에 시선을 적절히 분배하는지 확인하세요.
Q. 손동작이 과하게 느껴지는데 아예 가만히 차려자세를 유지할까요?
A. 손동작에 신경쓰는 분들이 많으신데, 그냥 자연스럽게 두면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면서 남들과 대화하고 발표할때 손동작에 신경쓰고 살았나요? 전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스럽게 두세요. 시선을 분산시킬 정도로 과하게 움직인다면 교정이 필요하지만, 수업시연 내내 차렷 자세로 있는 것도 어색합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강조해야할 부분에 손동작을 조금씩 넣어주는 정도면 되겠습니다.
핵심은 자연스러움!
수업시연의 핵심은 결국 자연스러움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각론의 내용보다도 수업을 얼마나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통제하는지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평가관 분들은 보통 관리자급의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고, 현 교육과정의 수시개정 원칙으로 1-2년마다 교육과정이 바뀌기 때문에 각론 내용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계시진 않습니다. 또한 수업연구는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현재의 수업시연(잠깐의 시간동안 수업목표 및 간략한 내용을 주고 바로 수업하도록 하는)에 비판적이십니다.
이런 이유로 '각론의 내용을 얼마나 수업에 반영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연스럽게 수업을 진행하였느냐'라고 보여집니다. 실제 문제가 요구하는 각론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였더라도 고득점을 받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감 있고, 물 흐르듯 매끄럽게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몇가지 간단한 tip.
- 자신감을 가지세요. 어차피 수험생의 수업시연 실력은 비슷합니다. 시험 당일날 누가 더 떨지않고 당당하게 수업하는지가 점수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그렇다고 수업시연 내내 크게 소리만 지르면 경고 받습니다. 적절한 성량을 유지하세요.)
- 자연스러움은 연습에서 나옵니다. 계속된 반복 연습만이 자연스러운 수업을 가능케 합니다.
- 평가자로 하여금 교사가 수업을 통제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세요. 교사의 수업통제력은 중요합니다. 수업시연 부분에서 제일 중요한 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업 중에 성량의 변화를 주세요. 예를 들어 활동을 정리하는 부분에서 학생들을 집중시키듯 목소리를 살짝 낮추는 것입니다. 단순한 성량 조절임에도 불구하고 평가관의 입장에서는 해당 교사가 수업통제력이 있다고 평가하게 됩니다.
Q. 현재 유행하는 개그 유행어 같은 것들을 사용해도 될까요?
A. 평가관이 그것을 좋게 볼지, 나쁘게 볼지 알 수 없습니다. 교사의 품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한두번 살짝 넣는 정도는 괜찮다고 보여지나, 시작부터 끝까지 유행어 도배를 하는 것은 삼가하세요.
만능틀을 만들어두자
스터디를 진행하다보면 상대의 기발한 활동이나 화법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로인해 시험일이 코앞으로 다가올 즈음에는 스터디원들 모두 거의 비슷한 수업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이는 각자의 좋은 점을 받아들여 그 스터디만의 완성된 수업 형태가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어느 과목, 어느 단원에도 끼워맞출 수 있는 활동들로 구성된 수업지도안을 하나 만들어두세요. 만능틀은 시험장에서 설혹 자신이 공부하지 않은 부분이 나왔을 경우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구명줄이 됩니다.
Q. 꼭 만능틀을 만들어야 하나요?
A. 만들면 좋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험에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나왔을 경우 만능틀을 이용하면 당황하지 않고 매끄러운 수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시험에 자신이 잘 아는 부분이 나왔는데 굳이 만능틀에 맞추어 수업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능틀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잘 아는 내용이라면 그에 맞는 수업을 진행하면 됩니다.
지금까지 수업시연에 관한 팁이나 주의점, 예상 질문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교육의 길, 그 시작에 서계신 분들께 다시 한번 격려와 박수를 보냅니다. 시험 잘 보시고, 좋은 선생님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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