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공시가격을 90%까지 적용한다는 이야기로 세간이 떠들썩합니다. 원래 60-70% 수준이었던 공시지가를 2030년까지 걸쳐 90%로 올린다는 것인데.. 실제로 진행된다면 굉장히 과감한 정책임에 틀림없습니다.
돈을 버는 곳에 세금 난다고 소득이 있으면 그만큼의 세금이 따라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원칙입니다. 다만 이처럼 과감한 정책은 자칫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공시가격에 연동되어 있는 여러 세금들, 대표적으로 건보료 등이 오르게 됩니다. 기초연금을 받을 때 자산 기준이 있어 기존에 기초연금을 받던 분들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하급지로 밀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상급지의 보유세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부동산을 매도하고 상대적인 하급지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상급지에서 상대적인 하급지로 옮겨온 사람들로 인해 연쇄적인 이동이 생겨날 것이고, 예상외의 수요 증가로 전국의 주거비용이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해당 정책의 기대와는 다르게 피해를 보는 사람은 세입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보유세 충당을 위해 전세가 20억 정도 하던 상급지를 10억에 약 3360만원(매달 280정도)의 반전세로 돌려버릴 수 있거든요. 그랬을 때 상급지의 가격은 하락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법에 맞추어 형태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전세가 없어지고 월세가 늘어날 경우 몇몇 선진국처럼 월급의 대부분을 월세로 충당하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 빈곤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우리가 티비에서나 보던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의 짜릿한 맛을 느끼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빌라는 안전할까
오히려 빌라와 같은 서민들의 주거지가 위협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아파트는 집주인이 세금을 내면서 버티거나 정 보유세가 부담스러우면 매도를 하게될텐데 빌라는 매도가 잘 이루어지지도 않고, 아무래도 아파트보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취약하기 때문에 보증금을 가지고 잠적해버릴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세입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빌라를 매수할 수밖에 없겠고요. 아마도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전세가 많이 사라지고 월세로 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빌라를 예로 들었지만 사회초년생, 서민 등 사회적으로 경제적 자립이 취약한 계층부터 피해를 볼 확률이 높아집니다.
집도 계층별로 살게 되는 걸까
현재까지 보유세가 큰 부담이 없던 시절에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의 목돈만 있다면 강남에 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갭투자라고 불렀고요. 하지만 보유세가 높아지면 단순히 돈만 있다고 강남에 집을 구입할 수 없습니다. 매년 보유세를 낼 수 있을 만큼의 부자여야 되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에서는 부동산도 능력이 됩니다. 강남에 집이 있다고 해서 그저 부럽고 배 아픈 것이 아니라 그럴 만한 능력이 있어서 사는 것이라고 인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름 자본주의 사회가 더 고도화되는 것이긴 한데,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계층의 고착화가 심해진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갭투자의 종말을 부른다
공시지가 현실화는 갭투자의 종말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전세시장도 월세시장으로 급격히 대체될 것입니다. 미국 등 몇몇 국가처럼 월급의 많은 비중을 월세로 충당할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주거비용의 증가로 인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산세를 낮추겠다고 합니다.
일단 기사상으로는 재산세를 낮춰도 지금보다 세금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논의중인 사안이라 앞으로 어떻게 결정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큰 혼란을 야기할 것 같습니다. 어떤 대안이 나올지 경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요즘 부동산은 하루하루 너무 변화가 크네요.
어찌되었든, 일단 원화채굴하러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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