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부동산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열변을 토할 필요가 있는가

반응형

이제 인터넷에서도 일명 '무주택 퐁락이'들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올 초에만 해도 부동산 커뮤니티에 폭락을 외치는 사람들이 꽤나 있어 논쟁을 벌였지만 이제는 그런 의견도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폭락을 주장하는 유튜버들조차 집 한 채씩은 사둔 상태입니다.

 

그런데 가끔 구매 조언을 구하는 분들에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자기는 이미 집 세팅이 끝났고 아마도 곧 가격이 하락할 건데 너는 집 한 채 더 사라고 하거나(최근에 본 글 중에 가장 이상했던 글), 평범한 신혼부부에게 그 집을 왜 사냐 영끌을 해서 10억 넘는 역세권 신축을 구매하라고 하는(자동차 물어볼 때 '그돈이면' 느낌) 등 자신이 책임질 것도 아닌데 조언이랍시고 너무 말을 쉽게 합니다. 어떨땐 이게 자랑인지 조롱인지 헷갈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측이 아니라 대응

 

어느 자산이든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습니다. 우상향 하는 지표일지라도 자세히 보면 수십 년간의 굴곡이 있습니다. 이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이고 법칙입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고,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부동산은 거의 한사이클을 돌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상승이 길면 2-3년 정도 더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이후에 폭락한다는 예상은 아닙니다만 한동안 폭등한 가격을 소화시킬 조정은 필요합니다. 이번 상승폭이 컸던 만큼 그 조정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금에서야 집을 구입하면 실거주 의무도 그렇고 최소 2년은 그 집을 소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2-3년은 결코 먼 미래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물론 앞으로 남은 2-3년간 부동산이 2배 이상 오르고, 그 이후에 30-40%쯤 조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이라도 집을 사는게 이익이겠죠? 이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에 집을 사는 것이 무조건 손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언제나 그렇듯 1주택을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미래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책임질 수 있는가

 

요새는 왜 그렇게 인터넷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현자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돈 가지고 예상을 하든 말든 상관없지만 문제는 책임지지도 못할 남의 돈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는 것입니다. 17년도 무조건 상승이라며 가즈아를 외치던 비트코인 열풍과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자신이 미래를 예상하는 이 시대의 현자라면 지금 영끌해서 집 사라고 이야기할게 아니라 집 사면 바보고 하우스푸어 소리 듣던 그 시절에 추천했어야 합니다. 비트코인 2000만원일 때 더 간다고 사라고 하는 것과 다를게 뭐가 있습니까. 물론 더 가긴 갔습니다, 2800만원까지. 그리고 순식간에 400만원까지 떨어졌고요. 정말 미래를 예상할 수 있으면 2000만원에 사라고 추천할게 아니라 400만원일 때 다시 오를 테니 사라고 추천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자산증가와 별개로 1주택자의 포지션은 안정적이니 기회가 될 때 집을 매수하는 건 추천할만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매수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영끌을 권하거나 다주택자 포지션을 추천하는 건 시류에 호응해서 생각 없이 내뱉는 말에 불과합니다. 차라리 요새 유행인 공시지가 1억 이하의 집을 추천하거나 개인적으로 추천안함 적당한 재건축 요지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가 국회 통과를 하지 못했으므로)를 추천하는 게 낫겠습니다.

 

이미 달리고 있는 말에 올라타는건 쉽지 않습니다. 초보자들에게 더욱 권하지 않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제와 오를대로 오른 가격에 영끌을 해서 올라타라고 쉽게 말하는 건 너무 대책 없는 발언입니다. 물론 더 오르면 좋겠지만 혹시라도 떨어졌을 경우 손해 본 금액을 물어줄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을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내 능력 밖의 문제에 대해서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그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지금 무리한 영끌로 가격이 올라 좋을 수도 있지만 반대로 막대한 손해를 입고 삶이 피폐해질 수도 있습니다. 언제나 투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해야 하며, 그 결과는 본인이 홀로 감당해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사기를 당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게 그렇게 좋으면 혼자 다 해먹지 너한테 얘기하겠니?'라고요. 좋은걸 나누겠다는 생각은 조심스러운 추천 정도로 충분합니다. 굳이 열변을 토하며 이게 세상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떠들 필요는 없습니다. 

 

기회는 또 다시 온다 : 부의 사다리는 맨날 걷어차이지만

부동산 관련 기사를 읽던 중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공유합니다. 취직·결혼 못하는데 부동산 사다리도 끊겼다..청년의 분노 [편집자주] "공정하지 않다"는 청년의 분노는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

marcustulliuscicero.tistory.com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기회는 항상 다시 돌아옵니다. 지금 이 순간에 오르는 가격을 보면서 애가 타고 속이 쓰리셨다면 몇 년 전 집 사면 바보 소리 들을 때에 집을 사지 않았던 자신을 떠올리며 성찰해야 하고, 기회를 잡기 위해 공부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쓴 인터넷 글 하나만 보고 도박하지 말고요.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