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피셔가 쓴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가'를 읽고 초서한다. 매번 위기가 거듭되는 세계 경제에서 개인 투자자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장기간 투자할 수 있는 지침이 되어주는 책이다. 요즘 재테크 열풍을 타고 많은 경제 서적이 출판되고 있지만 고전 명작?이 주는 근본적인 지혜를 따라가긴 쉽지 않다.
p.16
언론이 고용없는 경기 회복이라고 정부를 비판할 때야말고 주식을 매수할 절호의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p.22
우리는 과거에 저지른 실수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투자자는 탐욕과 공포에 휩쓸려 실패하고 나서 '탐욕과 공포에 휩쓸리면 실패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러나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또다시 탐욕과 공포에 압도당한다. '더 강하게 느껴지는' 탐욕과 공포가 과거에 얻은 교훈을 잊게 하기 때문이다.
p.23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교훈은, 인간은 좀처럼 배우거나 변화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p.27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행동재무학 등 행동주의 연구자들은 이러한 인지 오류를 '확증 편향'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자신의 편견을 뒷받침하는 증거만 찾을 뿐 그것과 충돌하는 증거는 외면한다. 행동주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이러한 행태가 진화의 소산이며, 이 덕분에 흔히 직면하는 극심한 난관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거듭 더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러한 행태가 역효과를 불러온다.
우리는 유튜브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확증 편향이 극대화되는 사회를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
p.33
우리는 신용위기를 겪을 때마다 그 위기가 사상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행동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인류가 좌절해 포기하는 것을 막으려는 진화의 선물이다.
p.37
뉴 노멀은 '최근 경기 침체 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가 등장한 탓에 평균을 밑도는 경제 성장, 낮은 시장 수익률, 심지어 더블딥이 불가피한 신시대가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p.38
뉴 노멀에는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다. 경기 순환 주기마다 우리가 경험하는 관념일 뿐이다.
p.45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경기 확장과 강세장이 따라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썰물 뒤에 밀물이 오듯이 경기 침체 뒤에는 경기 확장이 온다. 경기 확장은 경기 침체보다 거의 예외 없이 기간도 길고 강도도 높다. 곤경이 두려워서 평생 웅크리고 산다면 훨씬 더 자주, 더 길게, 더 강하게 나타나는 경기 확장과 강세장을 놓치게 된다.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고, 하락이 지나가면 다시 상승이 온다. 무조건적인 상승도 없고 무조건적인 하락도 없다. 모든 자산 시장이 그렇다.
p.69
사람들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도 과도하게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과거에 자주 경험했던 사실조차 잊어버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경기 회복기마다 뉴 노멀 등을 떠올린다. 경기 확장기마다 항상 실업률을 걱정한다. 거의 발생하지 않는 더블딥을 항상 두려워한다. 결국 문제의 근원은 우리 기억이 결함투성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탓에 템플턴 경이 말한 가장 값비싼 한마디 '이번에는 다르다'를 거듭 내뱉게 된다.
2021년 우리는 또 다시 더블딥을 외쳤습니다. 켄피셔 센세.. 역사는 반복되는군요.
p.91
'지나치게 크고 빠른 상승세' 같은 것은 없다. 강세장에 허용되는 주가 상승 한계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물론 주간, 월간, 연간 허용되는 주가 상승 한계선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2021년 또 다시 너무 급격한 상승이라며 잔뜩 우려를 표했답니다.
p.96
겁먹지 마라. 향후 12개월 동안 주가의 소폭 하락이 예상될 때 장기 성장 투자자라면 주식 비중을 대폭 줄여야 할까? 아니면 소폭 줄여야 할까? 고민할 필요 없다. 강세장이 계속 이어진다고 믿는다면, 심지어 약세장도 의심되지만 확신할 수 없다면 대개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편이 낫다.
주식의 비중을 줄이려면 당신의 예측이 아주 정확하게 적중해야 한다. 예측이 적중하기는 지극히 어렵다. 게다가 거래 비용과 세금까지 고려하면 비중 조절은 그다지 실속이 없다. 게다가 이후 절호의 진입 시점을 놓친다면 미래 수익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 비중 조절은 대개 소용이 없다.
p.99
사람들은 흔히 시장 초과수익률을 목표로 삼는다. 그러나 대부분은 초과수익률은커녕 시장 수익률 근처에도 미치지 못한다. 시장 수익률조차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제대로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장기적으로 실적을 개선해갈 수 있다.
p.101
사람들은 빈번하게 매매할 뿐 아니라 그 시점도 잘못 선택한다. 주가가 폭락하는 해에는 겁에 질려 장기 평균 수익률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험을 낮추려고 보유 주식을 대폭 줄인다(장기 목표에서 이탈한다). 주가가 폭등하는 해에는 탐욕과 과신에 휩쓸려 보유 주식을 늘려 위험을 높인다(역시 장기 목표에서 이탈한다). 그러나 이 후 찾아오는 주가 하락세에 큰 손실을 본다. 이러한 행동을 수없이 되풀이한다. 결국 실적이 나빠진다.
p.104
'오늘날'은 전보다 더 변동성이 심한가? 신문을 읽거나 TV를 보면 누군가 그렇게 주장할 공산이 크다. 거의 매년 그래왔다. 이 주장은 '이번에는 다르다'를 살짝 비튼 유형이며 투자자들의 기억력에 결함이 있음을 보여준다.
p.111
변동성 확대나 축소가 자동적으로 수익 감소나 증가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동성 확대는 감정적, 심리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투자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시장에서 달아나기도 한다. 그렇게 잠재적인 미래 수익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무의미한 예측과 사고 팔고가 수익을 깎아먹는다.
p.153
역사적으로 월간 수익률의 62.3%가 플러스였다. 연간 수익률이 플러스인 경우는 71.8%였다. 3분의 2를 훌쩍 넘은 수준이다. 보유 기간이 1년인 경우 이 비율은 72.9%로 높아졌고, 5년이면 86.9%, 10년이면 94%가 되었으며, 20년이 넘으면서는 예외 없이 플러스였다.
즉, 좋은 주식은 장기적으로 보유하고만 있으면 무조건 수익이라는 사실. 개미 투자자가 가진 것은 시간 밖에 없음을 명심하자.
p.231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이 평평해질 때, 즉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격차가 좁아질 때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반대 상황이면, 즉 이전보다 장단기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면(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 가치주가 대개 성장주보다 더 괜찮은 수익률을 보인다.
p.238
당신이 백악관에 있는 사람을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또는 다수당이 범죄자 집단이라고 생각하거나 말거나 당신의 포트폴리오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독자들은 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을 기억할 것이다. 오바마케어를 좋아하건 싫어하건, 당신의 감정은 주식에 티끌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저자는 미국 사람이기에 오바마케어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 나라에서도 정치는 내 주식 성과와 큰 연관이 없긴 마찬가지다. 그저 우리는 보유할 뿐이다.
p.239
경제에 맥이 풀렸거나 기업 이익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이 급등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경제 성장률이 탄탄한데도 주식시장이 엉망인 것 역시 이 때문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엇을 희망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이 무엇을 예상하는지, 그리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그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중요하다.
p.289
사람들은 분산 투자를 섹터에만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섹터에 분산 투자한 다음 단계는 글로벌 투자다. 해외 주식을 고를 때는 이미 한참 전에 갈둬져 뜨거워진 것을 좇으면 안 된다. 그 주식이 언제나 뜨거우리라는 법은 없다. 정말 사야 하는 범주는 아직 뜨거워지지 않은 것이다.
사실 해당 서적은 19년 6월에 출간된 책으로 코로나를 접하기 이전 시기이다. 흥미로운건 책을 읽으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상을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동안 투자자들을 떨게 만들었던 더블딥의 공포나 장단기 금리 역전 등, 매우 많은 이슈가 있었고 그것들로 인해 주식 시장이 요동쳤지만, 지나고 나면 모두들 언제 그랬냐는 듯 그것을 기억에서 지워버린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눈 앞에 닥친 새로운 경제 이슈에 겁 먹고 몸서리치는 행동을 반복한다.
저자는 시장의 역사를 조사하여 그것을 근거로 주식 시장은 어떻게 반복되는지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하지 않은 인간의 심리-진화의 소산이라고 부르는-이기에 앞으로도 주식 시장은 과거의 비슷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시장에 참여하는 우리들의 심리가 그러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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