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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재테크

안타깝지만 파이어는 유행이 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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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파이어를 꿈꾸며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파이어는 이미 지나가버린 유행입니다. 요즘은 지출 0원에 도전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한다고 하니 몇 년간의 경제적 자유는 꿈만 같습니다.

무지출 챌린지로 유명해진 블라인드 글. 이제 보니 둘이 동일인이다.

커피 타임 때마다 종종 등장하던  파이어란 단어는 달콤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술자리 중에 들리는 파이어는 그렇게 허무할 수 없습니다. 전보다 언급 횟수 자체도 많이 줄었지만, 그 단어가 주는 무게감도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느낌입니다.


fed의 양적팽창과 저금리로 세상에 뛰쳐 나온 돈은 많았지만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소수의 몇 명에게만 맛보기처럼 주어졌을뿐이죠. 최근 몇 년을 돌이켜보니 어쩌면 나도 그 소수의 몇 명에 속하지 않을까, 내 인생도 드라마처럼 변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살았습니다. 장기 투자를 외치면서도 '어쩌면 나도..?'라는 단 꿈에 빠져있었습니다.

나름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큰 소비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미래에 투자하였습니다. 조금만 손 내밀면 닿을듯한 미래를 잡아보기 위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이전의 나와는 다른, 대대적인  사고의 전환이 있었고 과거와 다르게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직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동료들을 안타깝게 여기며 독야청청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너무나 가심비가 떨어집니다. 계속된 주가 하락은 '효율성 떨어지는 가심비에 지쳐가는 나'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옵니다. 어두운 이 길의 끝엔 거품만이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결과를 생각하면 너무나 허무합니다.

 

내 노력 대비 얻은 것 없는 결과 앞에서 나는 지금껏 제대로 해온 것인지 의문이 생기고, 그 의문은 나를 사로잡아 놓아주질 않습니다. 이 길이 맞았는지조차 헷갈리는 이 밤, 왜 나는 이런 상념에 빠져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순간 진하게 느껴지는 이 감정은 무엇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후회? 분노? 아쉬움? 나는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핸드폰만 바라보며 잠 못드는 밤입니다. 내가 원했던 꿈은 저 먼 곳에 있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미약하기만 합니다. 미래엔 저 곳에 있을거라고, 꾸준한 용기만 있으면 된다지만 지금 이 순간의 처량함에 그런 이야기는 뒷전입니다. 어쩌면 훗날 시간이 지나 지금의 애태우는 나를 보며 바보같다 놀릴지 모르겠습니다.

 

이렇듯 단기간에 무언가를 이루려는 생각은 오만한 것이었지만, 우리는 아쉬움을 삼키고 다시 앞을 바라봐야 합니다. 겨우 이 정도로 투자를 포기하는 것은 바보같은 생각입니다. 오히려 초심을 떠올리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계속해야 합니다.

 

장기 투자자의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투자 초입에 시련을 겪는 것은 오히려 큰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초기에 저점에서 누적된 자본은 훗날 크게 응축되어 시세를 분출할테니까요. 어느새 갑자기 가을이 찾아온 것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계좌에도 복리의 마법이 찾아올 것입니다.

 

가장 어두운 순간은 해 뜨기 직전입니다. 인고의 시간을 지나 탐스러운 열매가 무르익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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