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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교사

교사는 왜 방학때 월급을 받을까 : 10개월치 월급을 12개월로 나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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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보다보면 정말 오해를 받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뉴스기사 댓글에서 교사에 대한 또다른 오해를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교사는 왜 방학 때 월급을 받는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주로 나오는 답변이 '10개월치 월급을 12개월로 나눠서 받는다'입니다. 이건 대표적으로 잘못된 내용입니다. 공무원 보수규정을 보면 연봉월액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가 되어 있습니다.

 

연봉월액 : 연봉에서 매월 지급되는 금액으로서 연봉을 12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아마 이 문구를 보시고 저런 오해가 나온 것 같습니다만, 이러한 연봉월액은 연봉제 공무원일 때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교사는 연봉제가 아니라 호봉제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입니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연봉제는 주로 1~5급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체계이고, 교사는 특정직 공무원으로 호봉제에 해당합니다. 즉, 10개월치 월급을 12개월로 나눠서 받는다는 말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럼 왜 방학 때 월급을 받나?

 

그럼 왜 방학 때 월급을 받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교사는 호봉제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으로 매 월 기본급과 제수당을 지급받기 때문입니다. 이건 제가 지어낸 문구가 아니고 교육부 공식 답변입니다. 그냥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호봉이 법으로 정해져 있고 해당 호봉에 따라 매 월 정해진 기본급과 관련 수당을 지급받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10개월치 월급을 12개월로 나눠서 받는다는 내용은 잘못된 것이었지만, 왜 이러한 내용이 사실처럼 떠돌게 되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다가 이런 답변을 생각해내고 이것이 사실인양 인터넷을 떠돌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일반 사람들이 볼 때 '교사가 방학 때 아무 일을 하지 않고 논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교사는 방학 때에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자 동시에 공공기관이기에 교사는 교육업무와 행정업무 두가지의 업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공무원들처럼 행정 업무를 매년 바꿔가며 담당합니다. 자신이 맡은 업무가 방학 중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당연히 방학에도 학교에 나와서 근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치 업무를 맡은 교사는 방학 중에 리더쉽 캠프 등을 운영합니다. 여기서 운영이라 함은 운영계획을 작성하여 결재받고 관련 물품 품의 및 일정 수행, 뒷정리와 결과 보고까지 일체의 과정을 수행한다는 의미입니다.

 

영어 업무를 맡은 교사는 방학 중에 영어 캠프와 영어 대회 참가 등 영어와 관련하여 업무를 진행합니다. 마찬가지로 운영계획을 결재받고 담당 강사 섭외 및 강사비 품의, 캠프에 필요한 물품 품의 등과 학생 선발, 프로그램 계획 및  운영, 마무리까지 일체의 과정을 진행할 것입니다.

 

과학 업무를 맡은 교사는 방학에 무얼 할까요? 보통  방학이면 각 과학실 안전점검을 실시하여 교육청에 보내고, 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안전점검 및 연수를 나옵니다. 해당 점검을 받기 위해 관련 서류들을 준비하고 지적 사항을 다음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수정하여야 합니다.

 

방과후 담당 교사는 가정에 희망하는 부서 수요조사 후 강사 공고를 내고 각 강사들을 면접한 후 최종적으로 계약까지 진행합니다. 방과후 과정은 분기별 진행이기 때문에 분기별로 예산을 사용하고 수강료를 정산하는 등 회계 관련 작업이 필요합니다.(학교에 따라 방과후 담당 코디가 따로 있기도 합니다) 또한 강사들과 시간표를 조율하고 다음 분기 프로그램을 선정하며, 방과후 공개수업을 실시합니다.

 

돌봄 업무를 맡은 교사는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돌봄 강사를 면접 및 계약을 담당하며, 결원 파악 및 신규 신청자를 받는 작업을 진행합니다. 보통 교육청 점검이나 감사가 방학에 나오기 때문에 한 학기 동안 실시한 공문 및 점검 자료들을 모두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방학 때 해야 할 업무가 없는 경우에도 도서관 근무 및 교무실 근무 때문에 돌아가면서 출근을 하고, 방학이 끝날 즈음에는 전직원 출근일이 있어(학교장이 지정) 다음 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학교에 출근합니다.

 

 

 

타인이 보기에 교사는 단순히 교육 업무만 수행하면 더이상 할일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학창시절에는 학생들이 하교하면 선생님은 아무것도 안하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교사마다 각자 담당하고 있는 행정 업무가 있기 때문에 단순히 '방학에는 일이 없다'고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한 학기의 교육 업무가 마무리된 것이지 행정 업무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가 사용이 제한되고 연가보상비 없어

 

교사는 학기 중에 연가 사용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일반 회사는 부서(팀) 내에서 각자 연가 시기를 조정하여 연가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교사 간 연가를 협의한다고 학기 중에 연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각 교사는 각자 학급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명의 교사가 동시에 두개 반에 들어가서 수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학기 중 연가 사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릴 적 방학을 생각해보면 현재의 방학 기간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학교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여름방학은 한달이 살짝 안되고, 겨울 방학은 한달이 살짝 넘는 정도입니다. 6년차 이상 공무원들은 연가일수 21일이 주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41조 연수를 실시하는 기간은 더 줄어들 것입니다. 연가 21일을 방학 중에 사용하여야 하니까요. 군대에서도 연가 30일 줬는데

 

6년차 이상 공무원은 공무원보수등의 업무지침에 따라 최대 23일까지 연가 일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 전년도 병가를 1일도 사용하지 않은 경우 1일 추가

- 연가보상비를 받지 못한 연가가 있는 경우 1일 추가

교육공무원은 애초에 연가보상비를 안주니 매해 하루가 추가되겠군요. 모든 공무원이 해당 지침을 따라가는 것으로 교사만 왜 연가일수가 23일이냐 등의 이상한 오해가 없길 바랍니다.

 

또한 학교가 아닌 다른 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매년 연가를 모두 사용하지 못한 경우 사용하지 못한 연가일수에 비례하여 연가보상비를 지급받습니다. 하지만 교사는 연가보상비 지급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연가보상비는 월급에 비례하여 많아집니다. 연가보상비 = 월봉급액 × 86% × 1/30 × 연가보상일수로 계산합니다.

 

연가보상비는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20일 이내) 지급'하기 때문에 기관마다 허용하는 연가보상일수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교사는 일반직 7급에 준하는 호봉대우를 받기 때문에 7급 공무원의 연가보상비를 참고하면 더 이해하기 쉽습니다.

 

7급 공무원 연봉 및 공무원연금(2015년)

일반 공무원인 풀이(필명)님께서 7급 공무원으로 36년간 근무할 수 있는데 내년 2016 개혁되는 연금 기준으로 얼마정도 받으실수 있는지 궁금해 하셔서추정액을아래와 같은 자료를기준으로추정

cafe.daum.net

약간 다른 내용의 글이긴 하지만 15년 기준 7급 공무원의 연봉 및 연금 추정액에서 연가보상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테크의 관점에서 볼때 러프하게 30년간 매달 4만원씩 투자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연평균 수익률 8%로 따져보았을 때 30년간 모인 수익은 6천 가까이 됩니다. 정년까지 36년을 근무한다면 그 금액이 1억에 가깝습니다. 41조 쓴다고 욕은 다 먹는데 실상 생애총소득에서 1억원의 금액을 손해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복리의 마법으로 재테크하기 : 72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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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총소득으로 따지면 못받은 연가보상비가 엄청납니다. 사실 이렇게 보면 다른 공무원들 다 받는걸 못받고 있으니 41조가 좋은게 아닙니다. 저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방학중에 학교에서 근무하고 연가보상비를 받겠습니다. 어차피 방과후에 돌봄에 방학중에 해야하는 업무를 하느라 출근할 일이 많거든요.

 

공로 연수가 없는 교사

 

공무원은 공로 연수라는 제도가 존재합니다. 공로 연수란 정년 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사회 적응 준비를 위한 연수로 93년에 도입되었습니다. 20년 이상 근속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5급 이하 1년, 6급 이상은 6개월 동안 연수를 받습니다. 

 

정확하게 4급 이상은 1년, 5급 이하는 6개월의 연수 기간을 제공하며, 5급 이하 중에서도 본인 희망에 따라 1년까지 연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각 기관마다 세부 규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공무원은 합동 연수 60시간과 자원봉사 또는 멘토 활동 등 20시간을 이수합니다. 1년의 시간 동안 필수 시간 80시간만 이수하면 더이상의 제약이 없고 그 기간동안 기본급과 일부 수당(정근 수당, 정근 수당 가산금, 가족 수당, 복리후생비, 명절 휴가비 등)을 지급받기 때문에 굉장히 메리트 있는 연수입니다. 사실상 직장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월급을 수령하기 때문입니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종종 논란에 휩싸이는 연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사는 공무원임에도 해당 연수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이자, 근속 기간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하는 마지막 해에 일하지 않고 임금을 받는다는건 굉장한 메리트입니다. 호사가들은 방학은 쉽게 이야기하면서 반대 급부적인 측면에 존재하는 연가 제한과 연가보상비 미지급, 공로 연수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앞서 30년간 누적된 연가보상비의 기회비용이 1억쯤 되고, 7급 공무원이 30년 이상 근무하였을 때 마지막 해의 연봉이 1억쯤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방학으로 인한 생애총소득의 손해가 2억에 달함을 인지해야 합니다. 하루하루 자산은 폭등하고 인플레이션은 급격히 상승하여 우리네 삶은 퍽퍽해져 갑니다. 우리는 2억원이라는 큰 돈이 사라져도 '방학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 여기며 살아가야 할까요?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1조에 대한 불신이 크다

 

일반인이 보기에 교사의 41조 연수는 매우 불합리한 제도입니다. 아마도 몇몇 교사들의 경솔한 행동과 발언 때문일 것입니다. 교육공무원법 41조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 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

 

41조의 입법 취지는 학생들의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전 학기 교육활동을 정리하거나 향후 교육활동을 준비하는 등 자기 발전을 목적으로 깊이 있는 다양한 연수가 가능하도록 연수 장소의 제한을 열어주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수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한 분들의 말과 행동이 대중의 불신을 키우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자정 능력이 없는 집단은 썩기 마련입니다. 교사들 역시 41조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차갑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경솔한 언행이 교사 집단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좀 더 성실한 자세로 연수에 참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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