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서 외제차를 타는 분들을 많이 접합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외제차는 정말 부자나 탈 수 있는 차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샌 저도 차를 구매할 때 후보군에 외제차를 올리곤 합니다. 외제차에 대한 접근성이 예전보다 많이 낮아진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외제차는 어느 정도 자산과 소득이 뒷받침되어야 사는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외제차를 타는 지인을 보면 걱정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무얼 타든 자기 마음이겠지만 너무 많은 돈을 들이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요. 30대 초반의 사회초년생은 여러모로 돈 들어갈 곳이 많습니다.
하루는 와이프와 이야기를 하던 중 와이프가 '카푸어'라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대충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차를 구매한 사람이라 설명해주고 비슷한 예시로 하우스 푸어라는 단어도 있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가 이야기를 듣고 나서 한 마디 덧붙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오빠도 카푸어라고 생각하겠네?
사실 제가 외제차를 타는 건 아닙니다.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sm6 풀옵을 사전 예약하여 타고 다녔고, 결혼을 한 직후에는 각자 운전을 해서 출근을 해야 하는지라 그랜저ig 하이브리드 풀옵을 구입하여 타고 다닙니다. 남자는 풀옵이지 그런데 와이프의 말을 듣고 보니 남들의 눈에는 제가 카푸어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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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제 자신에 대해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평소 자기 자랑을 하고 싶으면 돈을 내고 자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자랑도 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러한 언행이 괜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저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가지고 저를 판단할 수 있겠습니다.
이쯤에서 카푸어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니 다른 이들이 저를 카푸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는 상황입니다. 박봉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3-4년에 한번씩 풀옵으로 차를 바꾼 사람이 되었군요. 근데 돈이 없어서 제대로 flex도 못하고 국산차만 사는 와이프의 말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제 자신도 남을 바라볼 때 조금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엊그제 기사를 보다가 이방카 관련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 교사는 어떻게 bmw를 타지?', '저 경찰은 어떻게 저런 집에서 사는 걸까?' 등 일반 시민에 대한 자신의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언행이었습니다.
다음 대선을 노린다는 기사도 있던데 대중에 대한 무지와 멸시를 가지고 있고, 또 그것을 감추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저 또한 별다른 생각 없이 다른 사람을 내 멋대로 판단하고 있었던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남을 함부로 평가한다는 게 얼마나 품격 떨어지는 행동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서, 어차피 카푸어로 이미지 박힌 거 다음 차는 정말 사고 싶은 차를 사기로 다짐하였습니다. 그러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죠? 돈 열심히 벌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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